본문 바로가기

영화속 자동차

[의리없는 전쟁 4 - 정상작전 (1974)] 야쿠자 영화의 교과서

728x90
SMALL

다음은 저 유명한 후카사쿠 킨지 감독의 의리없는 전쟁 5부작 중 4번째 편인 의리없는 전쟁 4 - 정상작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원래 이 영화는 73년에 처음 개봉되었고 이듬해인 1974년까지 5부작으로 나왔으며, 미국의 대부 시리즈와 맞먹는 야쿠자, 혹은 조폭 영화의 걸작으로 불린다.

조폭미화 논란이 있는 많은 영화와 달리 이 5부작 시리즈는 범죄자의 인생을 사는 것이 얼마나 처절하고 사투를 벌이는 힘겨운 것인지 여지없이 드러낸다.  영화의 부제인 정상작전(다행히 고등학교때 배운 한자라 읽을 수 있다)은 경찰의 야쿠자 소탕작전이라는 말이다.

 

의리없는 전쟁 시리즈의 배경은 1945년부터 1970년까지로 1편이 1945~1949. 2편이 1950~1955. 3편이 1960. 4편이 1963. 5편이 1970년이다. 영화 4편의 시대적배경은 1963년 경으로 64년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기 1년 전. 일본경제가 두자릿수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던 시대였다. 다만 영화 자체를 1974년에 만들다보니, 영화속 배경인 1963년 이후에 만들어진 차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것이 고증오류이다.

==============================================================================================

#1. 포드 팰컨 Ford Falcon


영화에서 일본 전역의 야쿠자 두목들이 모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이 차는, 오른쪽핸들임에도 포드(Ford)라는 마크가 선명하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크기로 미루어보아 영국포드나 독일포드와는 다르다.


이 차는 호주 포드에서 생산된 풀사이즈 세단인 포드 팰컨으로 4도어 세단, 5도어 스테이션왜건, 2도어 쿠페 등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있었으며, 엔진은 직렬 6기통 3.3L, 4.1L, V8 4.9L윈저 엔진, V8 5.8L클리블랜드 엔진이 장착되었다.


차체크기는 미국 풀사이즈 세단보다는 작았는데, 길이 4689mm, 너비 1869mm, 높이 1417mm 공차중량 1362kg에 휠베이스는 2819mm로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다소 길이는 짧지만 넓은 실내와 전폭을 가진 차이다.


2020년에 등장한 7세대 아반떼의 크기가 4650mm, 1825mm 1420mm에 휠베이스가 2720mm정도니까 이 수준의 크기라고 보면 될 것이다.


호주 역시 미국처럼 땅이 넓고 연료비가 낮아서 대형차들이 많았는데, 미국산 풀사이즈보다는 확실히 차체가 많이 작은게 특징이다. 재미있는건 호주는 땅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소형차 시장 및 디젤차 시장도 탄탄하다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호주 홈페이만 봐도 작은 소형차나 일본 내수용 디젤 차량, 원박스카도 제법 팔리는 것을 알 수 있다.

#2. 닛산 프레지던트 Nissan President


역시 해당 장면에 같이 등장하는, 포드 팰컨 뒤에 있는 두개의 라이트가 장착된 이 차는 닛산의 최고급 세단인 프레지던트이다. 일본경제가 1960년대 고도성장을 하게 되면서 고급차의 수요가 급증했고, 기존의 작은 엔진을 장착한 일본차들은 이 같은 수요를 충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앞서 본 것처럼 호주나 미국의 대형세단을 사서 그 수요를 충당했다. 이 영화를 봐도 많은 야쿠자 두목들은 크라이슬러 300이나 쉐보레 노바 같은 미국차들을 많이 탔다.


대기업이나 종합상사, 금융권의 임원들은 캐딜락이나 뷰익을 선호했는데, 심지어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일본 총리도 캐딜락을 탔고 1970년대 초까지도 일본 정계 고위인사들도 캐딜락을 탔을 정도로 일본 부유층에게 캐딜락의 인기는 매우 높았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일본어 카탈로그가 이미 당시에도 있었다. 이러한 시장을 간파한 도요타는 먼저 크라운의 크기를 키워 크라운 에이트로 8기통 엔진을 장착한채 출시했다. 이에 경쟁자인 닛산도 뒤질세라 8기통 4.4리터, 4리터 엔진과 6기통 3리터 엔진을 장착한 초대형세단 프레지던트를 1965년데 출시한다.

사진 왼쪽 : 크라운 에이트 (1964~1967) 사진 오른쪽 : 토요타 센추리 (1967~)
이 차는 지금 기준으로도 차가 커서 길이가 5280mm, 너비 1795mm, 높이 1460mm에 무게가 1600kg나 될 정도로 컸다. 닛산의 최고급세단으로서 이 차는 1971년에는 ABS를 일본차 중에서는 최초로 장착한다.


처음부터 8기통 4.4L엔진을 출시했던건 아니었다. 초기에는 6기통 3리터, 8기통 4리터만 있다가 1973년 모델 체인지를 하면서 4.4리터로 업그레이드 한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이 차를 해외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었을텐데 너무 국내용으로만 내놓았다는 점이다. 


#3. 포드 타우너스 P5 17M Ford Taunus P5 17M


포드는 GM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나름 성공적이었다. GM은 영국(복스홀)과 독일(오펠)을 지배했다면 포드는 영국포드와 독일포드를 설립해서 대응해왔다.


독일포드에서 만든 타우너스(Taunus)가 영화에 등장하는데, 해당 모델은 1964년부터 1967년까지 생산된 차종으로 엔진은 4기통 1500cc, 1700cc, 6기통 2000cc가 있었으며, 크기는 4588mm X 1715mm X 1480mm에 무게는 965kg~1150kg정도였다.


이 차보다 고급형 라인인 20M, 26M도 존재했는데 이 중 포드 20M으로도 불린 타우너스20M은 나중에 포드와 제휴를 맺은 현대자동차를 통해 국내에서도 포드20M으로 소개된다. 이후 독일포드의 그라나다를 들여왔고, 1985년 미쓰비시와 손잡고 미쓰비시 데보네어를 들여와 그랜저로 국내에 내놓게 된다. 

#4. 쉐보레 쉐비 2 Chevrolet Chevy 2


영화에서 주인공이 타고 다니는 이 차는 쉐보레의 쉐비2이다. 흔히 Nova라고 불리는 이 차는 미국에서는 컴팩트카로 분류되었다. 실제로 미국차 치고는 작아서 길이 4648mm 너비 1811mm, 높이 1400mm에 불과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5L, 직렬6기통 3.2L, 3.8L, 8기통 4.7L, 5.4L 의 크기였다. 4기통의 작은 라인업도 있지만 8기통 라인업도 구비할만큼 다양했다. 영화에서 보여지듯 4도어 세단, 4도어 스테이션왜건, 2도어 세단, 2도어 하드탑 등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있었으며, 후륜구동이었다. 

 

이후 1970년대 초반이 되면 차의 크기는 소형차지만 엔진은 8기통 6.6L까지 장착되는 등 결코 소형세단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급격하게 커지게 됨을 알 수 있다.

 

 

========================================================

영화가 제작되던 시기. 1970년대 중반까지도 일본차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또 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폐쇄적이어서 자국산 차만 선호한다는 인식은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치부될만큼 수입차의 비중 또한 (물론 과거다) 높았다는 것도 볼 수 있다. 일본 영화임에도 독일, 미국, 호주산 자동차를 중점적으로 다룬거에는 다 이유가 있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