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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자동차

[슈퍼맨 (1978)] 진정한 우리시대의 영웅. 크리스토퍼 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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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들에게는 슈퍼맨 영화하면 크리스토퍼 리브(1952~2004)가 출연한 슈퍼맨 시리즈를 진짜로 친다. 크리스토퍼 리브 이외에는 절대 그 누구도 슈퍼맨을 완벽하게 연기할 수 없다고 느낄정도로 어릴적 크리스토퍼 리브가 연기한 슈퍼맨은 깊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1978년 리처드 도너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 1924~2004), 진 해크먼(Gene Hackman. 1930~) 등 당시의 유명 배우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으며 크리스토퍼 리브 역시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올랐다. 또한 제작비가 무려 5500만 달러가 들어갔는데(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수치가 아니라 1978년도 액면가 기준) 이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현재가치로는 2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다.

 

이렇게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은 대성공이어서, 무려 3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참고로 1977년. 우리나라는 수출 100억 달러라는 기적을 토하게 되는데 영화 하나가 3%의 수출액과 맞먹는다. 사실 영화 앞부분에 잠깐 나온 말론 브란도에게 4백만 달러를 주었는데 이게 가장 큰 지출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가 1978년에 개봉된 만큼 1970년대 자동차들의 면면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 지금과 달리 꽉막힌 배기가스 규제가 연비 규제 따위는 없던 시절인만큼 특히나 미국산 자동차들은 크기도 시원시원하게 컸고, 차의 출력도 넉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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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닷지 모나코 Dodge Monaco

영화에서 핵탄두를 탈취하기 위해 미끼로 사용된 이 대형승용차는 닷지 모나코로서 크라이슬러의 닷지 디비전에서 만든 대형승용차이다. 엄밀히 말해서 풀 사이즈(Full-Size)로 분류되는 이 차는 1965년 최초로 등장했으며, 영화속 모델은 1974년부터 1977년까지 생산된 크라이슬러의 C-바디 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이다. 해당 차종은 74년형 또는 75년형으로 보이는데, 74년부터 77년까지 생산된 3세대 모델임에도 76년형과 77년형은 디자인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 차는 8기통 7200cc, 6600cc, 5900cc, 5200cc엔진이 장착되었으며, 이 엔진 덕분에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었다. 이 시기 차량들이 그렇듯, 후륜구동이며, 당시 크라이슬러는 이 차를 뷰익이나 올즈모빌의 강력한 경쟁자로 내세웠다. 개인적으로는 74~75년형 모델이 가장 모나코 중에서는 고급스럽고 중후해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71년형, 76년형 78년형을 나열한 것인데 가운데에 있는 76년형이 가장 고급스러움을 알 수 있다. 1975년 이후에는 고급 버전인 로얄 모나코(Royal Monaco)가 등장했는데, 미국 중형세단 3파전(쉐보레 카프리스, 포드 LTD, 로얄 모나코)에서 GM과 포드의 경쟁차종에 맞서기도 했다.

 

당시 광고를 보면 1977년 이후 쉐보레는 차량을 다운사이징했는데, 당시 크라이슬러는 이를 구실로 삼아 자사의 닷지 모나코가 더 크고 넉넉한 힘을 낸다고 광고하는 걸 볼 수 있다. 앞서도 배기량을 언급했는데, 1970년대만 해도 기름값이 매우 쌌고, 지금처럼 환경규제가 심하지 않았던터라 평범한 중산층이나 서민도 8기통에 대배기량 엔진을 마구 굴릴 정도로 엔진이 컸다.

 

그러나 1차 오일쇼크 이후, 대략 1977년 이후 추세는 서서히 다운사이징으로 향하게 되며 1980년대 들어서는 그 커다란 미국차들도 6기통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차량의 크기를 급격히 줄이게 된다. 

 

1990년대 SUV의 등장으로 차량이 다시 커지는가 싶지만 지금은 승용차, SUV할것 없이 비교적 작은 엔진으로도 충분한 힘을 낼 수 있어서인지 미국에서도 이제는 우리나라와 같은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비중이 전체의 50%를 훌쩍 넘겼다. 오히려 이 전까지 작았던 유럽차, 일본차의 사이즈가 커져서, 이제는 일본엘 가도, 유럽엘 가도 차체가 5미터에 육박하는 대형세단, SUV들이 활보하고 다닐 정도가 되었다.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2. 쉐보레 벨에어 Chevrolet Bel-Air

GM의 대중차 디비전인 쉐보레에서 1950년 출시한 풀 사이즈 세단인 쉐보레 벨에어. 벨에어라는 이름 자체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부촌이름이다. 비버리 힐즈 바로 근처에 있는 고급 주택단지로, 우리로 치면 차량의 이름은 청담이나 압구정이라고 짓는 그러한 개념이다.

 

이 차는 1975년까지 생산되었으며, 차의 플랫폼은 쉐보레 임팔라, 카프리스와 동일했다. 차체가 같은만큼 세 차량 모두 외견으로는 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흡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에 EF쏘나타와 기아의 옵티마가 앞뒤 디자인만 다르지 전체적인것은 모두 동일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속에 쏘나타의 고급형정도로 박힌 현대 마르샤 처럼 기본 뼈대는 모두 B프레임으로 같았다.

 

물론 가격적인 면에서는 카프리스나 임팔라보다는 다소 위로, 조금 비싸게 시장에 나왔다. 기본적으로 4도어 세단, 2도어 세단의 형태에, 영화에서처럼 스테이션 왜건의 형태로도 출시되었다. 이 시기, 아직 SUV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자녀가 있다면 트렁크 공간이 비교적 넓은 스테이션 왜건을 많이 사던 시기였다. 

시계방향으로, 1975년형, 1971년형, 1969년형, 1955년형

직렬 6기통 4100cc, 8기통 7400cc, 6600cc, 5700cc의 거대한 엔진을 장착했으며, 차의 크기는 길이 5659mm, 너비 2019mm, 로 매우 길고 넓은 차체를 지니고 있었으며 차량의 무게는 1960kg정도로 요즘 출시되는 SUV급이다.

 

참고로 5700cc급을 기준으로 평균연비는 5.1km/L인데, 이는 거의 공인연비에 근접하는 숫자이고, 특히 고속도로 정속주행시 연비가 상당히 잘 나온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정도 수준으로 전체적인 에너지 효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6600cc모델은 연비가 당연히 낮겠지 4.5km/L로 필자의 차가 싼타페 2.0터보인데, 제원상 차량의 무게가 1950kg정도 되니 당시 이 차와 비슷한 무게다.

 

휘발유 엔진임에도 고속도로에서 14km는 너끈하게 나오는걸 보면 (물론 시내는 나쁘다) 차의 에너지 효율이 많이 개선되었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3. 포드 커스텀 Ford Custom

영화속 로이스 레인이 캘리포니아의 사막을 가로질러갈때 탔던 차는 포드의 베스트셀러 세단인 커스텀이다. 1949년에 등장한 이 차는 이후 포드 갤럭시 (Galaxie), 크라운 빅토리아 (Crown Victoria), LTD, 머큐리 마퀴스 (Mercury Marquis)같은 포드의 산하 브랜드 차종에 두루 가지치기 해나간다. 대략 1949년에서 1981년사이 이 가지치기 한 커스텀 시리즈는 대략 785만대가 팔려나갔고 포드자동차의 위상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할리우드 영화들을 보다보면 의외로 이 차가 많이 등장하는데, 경찰차나 일반 차량등 미국 전역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던 차종이다. 1972년 포드는 커스텀이라는 이름을 없앴으나 커스텀 500이라는 이름은 살려두었다. 그리고 1975년엔 포드의 풀사이즈 세단의 명칭은 모두 LTD로 통일하게 된다. 

 

초창기 커스텀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으나 워낙 높은 풀사이즈 세단의 수요 덕분에 가지치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차의 외견상으로는 차이점이 하나도 없다. 만약 필자가 이 차의 이름을 포드 LTD라고 했어도 아무문제가 없을 정도로 가지치기 한 차들의 외모가 똑같다. 즉 이름만 달리 붙이고 약간의 크롬 장식이나 옵션의 추가로 미묘한 변화를 주었을 뿐 본질적으로는 같은 차량이다.

 

그래서 포드 갤럭시=포드LTD=포드 크라운 빅토리아=포드 커스텀이 통할 수 있고 그런 이유로 800만대 가까이 팔려나간 이 차를 분류할때 광의의 의미로 커스텀이라 칭하는 것이다. 그만큼 인기가 높았다. 경찰차나 관용차, 렌터카의 수요가 상당했는데, 이런걸 보면 가격대비 성능, 가격대비 부피가 괜찮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엔진은 직렬6기통 3900cc, 8기통 4900cc, 5800cc, 6400cc, 6600cc, 7000cc, 7500cc라는 매우 큰 엔진이 장착되었다. 다시 판매량으로 돌아오자면 이 시리즈 차종들은 정말 많이 팔렸는데 1966년 한해에만 103만대가 팔려나갔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가능하다면 필자는 이 차의 8기통 7.5L버전을 한대 수입해서 타고 다니고 싶을 정도이다.

 

차체 길이만 5.7미터로 제네시스G90이 5275mm인 점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나게 긴 것이다. 어지간한 아파트 주차장에도 못댈 정도로 상당히 큰 차체이다.

 

4. 캐딜락 플리트우드 60 스페셜 Cadillac Fleetwood 60 Special

영화에서 강도들이 타고 도망치는 이 차는 미국 GM의 고급차브랜드인 캐딜락의 플리트우드 60 스페셜이다.  과거 그러니까 1990년대 후반. 필자가 아직 중학생이던 시절에는 캐딜락이 크게 4종류가 있었다. 

 

먼저 엔트리 모델이자 당시 GM의 독일자회사인 오펠의 오메가를 베이스로 한 카테라 (Catera), 고급 중형모델인 세빌(Seville), 풀사이즈 세단인 드빌(DeVille), 고급 쿠페인 엘도라도(Eldorado)였다. 그러던 것이 1999년 SUV열풍을 타고 자사의 유콘 데날리(Yukon Denali)를 베이스로 한 에스컬레이드(Escalasde)로 가지치기를 하였다. 지금은 CT4, CT5, XT4, XT5, XT6, 에스컬레이드로 나뉘어졌지만 말이다.

영화속 캐딜락은 이보다는 더 오래된 분류기준을 쓰게 되는데, 1976년 세빌이 탄생하기 전까지 캐딜락은 크게 기본 엔드리 모델인 캐딜락 칼라이스(Calais), 드빌(DeVille), 60 스페셜(60 Special ),  엘도라도(Eldorado)가 있었다. 이 당시 엘도라도만 2도어 컨버터블이었고 60 스페셜을 제외한 나머지는 4도어 세단, 4도어 하드탑, 2도어 하드탑이 있었으며, 차량의 크기와 엔진도 다 엇비슷했다.


영화속 모델은 1971~1972년경 차종인데, 이때 캐딜락에 쓰인 엔진은 V8 7700cc(472cu), 8200cc(500cu) 두가지가 사용되었는데 Personal Luxury로 분류되는 엘도라도에는 8.2L와 7.7L엔진이 사용되었고 이 4도어 세단인 60 스페셜은 7.7L엔진이 장착됐는데, 연비는 시내에서 2.5km~3km/L였고 고속도로에서도 4km/L에 불과했을 정도로 연료소모량이 많았다.

 

하지만 의외로 연료탱크가 컸는데 102L정도였고 그래서 휘발유를 가득 채웠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00km정도로 제법 달릴 수 있었다. 1970년대 초반까지 차의 엔진은 점차 커지고 있었고, 이 시기 캐딜락은 거의 인간이 만들수 있는 승용차용 엔진을 가장 크게 제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큰 엔진 조차도 출력이 부족하다고 여겼던지, GM은 캐딜락용으로 무려 600cu. 그러니까 cc로 따지자면 9800cc급 초대형 8기통 엔진을 개발하려고 했었다. 당시 세계 최고급차 시장은 캐딜락과 링컨이 양분하고 있었고, 여기에서 승기를 잡기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1973년 12월 제1차 오일쇼크가 터졌고, 이 당시에도 많은 미국 운전자들은 미국산 자동차가 쓸데없이 크기만 크고 기름만 많이 소비한다고 불평을 했던터라 이후 1976년부터는 다운사이징에 돌입하게 된다.

이 차의 크기는 길이가 5850mm, 너비가 2027mm, 높이는 1405mm였으며, 공차중량이 2300kg~2400kg나 될 정도로 무거웠다. 내부도 매우 넓어서 휠베이스만 3000mm를 훌쩍 넘겼다. 무려 3378mm로 내부 역시 광활하다고 느낄 정도로 넓었다. 이후 1976년에 생산이 중단되고, 1987년 다시 부활하게 되는데, 이떄는 크기도 줄어들어 5123mm X 1820mm X 1400mm에 1600~1700kg로 전체적인 크기와 무게가 둘었고 엔진도 8기통 4100cc, 4500cc, 4900cc엔진으로 엔진크기만 따지만 가장 작은 축에 속했다.

 

1938년 탄생한 1세대 60 스페셜과 1942년 등장한 2세대, 1948년의 3세대가 5700cc엔진을 1950년의 4세대가 5400cc급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역사상 가장 작은 엔진인 셈이다. 1954년 이후 6000cc급 엔진이 장착되기 시작하더니 이후 6400cc, 7000cc, 7700cc, 8200cc까지 세대를 거듭할수록 매우 커져갔다.

 

이렇게 크고 멋진 자동차를 이제는 보기 힘들지만 영화속에서 이 멋진 차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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