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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자동차

[사랑과 총탄 (1979)] 데스위시를 잇는 또다른 찰스 브론슨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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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인상파 배우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찰스 브론슨. 이 배우와 영국 출신의 금발배우인 질 아일랜드는 부부였다. 그래서 그런지 둘이서 자주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적으로 '사랑과 총탄','데스 위시 2', '암살'등이 있는데, 데스 위시에서도 질 아일랜드는 연인으로 등장한다. 

 

이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는 피닉스 경찰인 찰리(찰스 브론슨)이 마피아 두목 조 밤포사(로드 스타이거)가 이끄는 마피아 조직이 저지른 범죄를 조사하다가 밤포사의 정부 재키(질 아일랜드)가 법원에 소환되어 조 밤포사의 심기를 건드리자 증인인 재키를 보호하려고 스위스로 날아가서 겪게 되는 범죄 스토리이다.

 

특히 스위스에서 관광객들로 가득한 케이블카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또한 영화의 묘미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질 아일랜드는 영화에서 죽고 이에 분노한 찰스 브론슨은 마피아 두목의 집에 폭탄을 관에 넣고 가서 폭파시켜 그 일당들을 다 저승으로 보내는걸로 마무리 짓지만 말이다.

 

1979년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들을 조명해보도록 하자.

 

#1. 플리머스 새틀라이트 커스텀 Plymouth Satelite Custom

영화 첫 부분에 등장한 경찰차. 이 차는 플리머스 새틀라이트로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모델이며, 많은 영화에서 경찰차 및 형사들이 타는 차로 자주 등장한다. 이 플리머스라는 브랜드는 크라이슬러를 구성하는 하위 브랜드로서 2001년을 끝으로 단종된 브랜드이다.

 

1964년 처음 등장한 새틀라이트는 미드 사이즈 즉 중형급으로 설계되었지만 당시 미국자동차들이 워낙 컸기에 중형급도 국제 기준으로 보면 대형급이었다. 

 

4도어 세단의 경우 길이는 무려 5156mm, 폭은 1996mm, 높이는 1371mm였는데, 제네시스 고급 라인 차종의 길이가 이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큰 것이다. 대략 과거 에쿠스 정도의 크기인데, 그건 쇼퍼드리븐 성격의 고급차였고, 이건 경찰차로도 막 쓸 정도의 대중적인 차라는 것이 더 놀라운 점이다.

 

이 2세대 모델은 6기통 225큐빅 인치(3700cc), 8기통 318 큐빅 인치(5200cc), 340인치(5576cc), 400인치(6560cc), 440인치(7216cc)라는 엄청난 크기의 엔진이 장착된 차였다. 하지만 영화속 새틀라이트 커스텀 모델의 경우 6기통 225인치와 8기통 318인치가 기본이었고 옵션사양으로 400인치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커다란 엔진과 호화로운 크롬장식으로 치장된 미국산 대형차가 정작 운전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에어컨이 없다는 점이었는데, 에어컨은 옵션으로 선택사양이었고 심지어 차에 부착되는 시계마저도 옵션사양인데다가 파워윈도우도 고급차가 아니면 달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미국산 자동차들이 한때 세계를 지배했지만 의외로 최신전자공학을 차량에 적용하는데는 매우 늦었다.

 

그래서 90년대 초반 미국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명색이 호화로운 미국산 풀사이즈 세단임에도 파워윈도우가 없어서 일일히 손으로 레버를 돌려 창문을 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 말 부터 파워윈도우는 기본 옵션으로 장착되어가는 추세에 있었다는 점. 그래서 때문에 한 때 값싸고 품질도 조악한 한국산차가 편의장비가 더 많았다고 해서 미국 회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을 정도였다.

 

이 차도 오일쇼크를 피해가지 못하고 74년 단종되며 서서히 차가 안팔리던 크라이슬러는 1978년 파산을 하고 리 아이아코카 회장의 노력덕에 재기에 성공하지만 또 경영이 악화되어 98년 다임러 벤츠에 인수되고 지금은 이태리의 피아트 소유로 변했고 아예 스텔란티스 그룹의 한 부분으로 변한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빅3라 하여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던 크라이슬러는 3류 회사로 전락했다. 그리고 이들이 우습게 알았던 현대와 기아는 엄청 커져서 이제 GM도 머리를 조아릴 정도가 되었다.

 

#2. 폰티액 피닉스 Pontiac Phoenix 

찰스 브론슨이 영화에서 타던 차이다.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시에서 활약할때 타던 차는 도시의 이름과 같은 폰티액 피닉스로 우리말로는 불새라는 이름이다.

 

1977년에 처음 탄생한 피닉스는 4기통 2500cc, 6기통 2800cc엔진을 장착했으며 크기는 4640mm X 1780mm X 1330mm에 무게도 1150kg으로 상당히 가벼웠다.

 

비록 크기는 작아서 아반떼 수준이지만 엔진이 다소 컸기 때문에 실제 출력은 좋았는데, 1977년에 탄생한 후 1984년에 단종되었으며 이유는 생각외로 부진한 판매 때문이며,  1985년 이 차의 뒤를 이어 80년에 단종된 그랜드 앰이 다시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컴팩트 폰티액의 명맥을 잇기라도 하듯 85년부터 등장한 그랜드 앰은 4기통 2000cc, 2300cc, 2500cc, 6기통 3000cc로 전체적으로 다운사이징이 이루어지며, 크기도 4550mm X 1690mm X1340mm로 더욱 작아지게 된다.

 

GM이 파산했던 2008년 이후 폰티액 브랜드는 없어져야 할 대상에 오르고 결국 2010년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폰티액 브랜드는 1962년 GM의 7500만번째 생산기록에 등재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 영광스러운 차는 62년형 폰티액 보네빌로서 GM의 이 역사적인 순간을 장식했을 정도였지만 이제 해당 브랜드 그 자체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3. 시보레 카프리스 Chevrolet Caprice

다음 이 차는 아주 유명한 시보레 카프리스이다. 미국영화를 보다보면 정말 많이 등장하는 차로 실제 판매량도 많았다. 영화속 모델은 3세대 카프리스로 77년부터 90년까지 생산된 모델이며, 이전까지 계속 커지기만 하다가 오일 쇼크들의 영향으로 처음 크기가 줄어든 세대이기도 하다. 판매량도 좋아서 1978년에는 100만대가 팔려 미국 내수 판매 1위를 달성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미 오일쇼크를 겪은 후라 이런 대형 사이즈의 차를 만들면서도 GM은 늘 연비를 강조했고 77년 미국 EPA는 카프리스의 6기통 모델이 평균적으로 시내주행 17mpg(7.2km/L), 고속도로주행시 22mpg(9.3km/L)에 달한다고 강조하며, 포드LTD나 닷지 세인트레지스 등 다른 경쟁차들과의 차별점을 내세웠다.

당시 GM은 이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 당시 기준으로 무려 6억 달러를 투입하여 카프리스 3세대를 개발하는데, 그 덕분에 77년형 모델은 76년형에 비해 무게는 289kg(세단 기준)줄어들고, 길이는 30cm, 폭은 10cm가량 줄어들었다. 본격적인 다운사이징을 한 것이다.

 

이렇게 향상된 연비와 새로운 디자인 덕분에 77년형 모델은 미국 1위 베스트셀러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1978년까지 무려 1백만대의 3세대가 생산되는데, 2021년 기준으로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인 도요타 카롤라의 경우 연간 1백만대 안팎으로 팔린다는 점을 감안할때,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주로 미국시장만 타겟으로 하는 카프리스의 판매가 이 정도라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 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차라고 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소형차 위주의 판매를 벗어나 중형, 대형으로 점점 몹집을 키우고, 승용차 대신 SUV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판매가 줄기 시작했다. 특히 1991년부터 등장한 4세대 카프리스는 경찰차나 택시 등 플리트 수요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민간에서는 별로 구매를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96년 단종될때까지 고작 68만대만 생산될 정도로 과거보다 줄어든 수요 양상을 보인다.

 

미국 소비자들도 과거처럼 무식하게 크기만 크고 기름만 많이 소비하는 차를 서서히 외면하기 시작했고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는 고객을 승용차에서 점차 멀어지게 하였다.

 

#4. 닷지 아스펜 Dodge Aspen


다음 모델은 크라이슬러의 닷지 디비전에서 만든 아스펜으로 1976년부터 1980년까지 잠깐 생산된 불운한 차종이다.
크라이슬러의 소형차였지만 이 소형차라는 뜻은 70년대 미국 기준인 탓에 어지간한 나라에서는 그래도 중대형급으로 간주된다. 

 

저 영화속 세단은 크기가 5110mm X 1862mm X 1405mm정도 역시 큰 축에 속한다. 오히려 크기로는 풀사이즈 세단과 맞먹을 정도이다. 엔진은 6기통 3700cc, 8기통 5200cc, 5900cc였고 1500kg급이었으며, 76년 처음 등장했을 때 189,900대가 팔려서 다소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후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다가 78년부터 꺾이기 시작했고 80년에는 6만대 정도 밖에 팔리지 않으면서 단종 수순을 밟는다.

 

그리고 이 차는 해외에 수출된 차종으로, 닷지 다트라는 이름으로 멕시코, 콜롬비아, 일부 서유럽 국가들에 팔린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콜롬비아에 아예 생산기지가 존재했다.이 차의 뒤를 이은 차는 크라이슬러 릴라이언트로 4기통 2200cc, 2500cc를 장착한 진정한 소형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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